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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하루

바위와 나무

바위와 나무

해변의 절벽에서 수억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바위 틈 속에서 파란 싹이 돋아났다.


싹 : 나 여기서 살아도 되니 바위야?

바위 : 안 돼. 이곳은 너무 위험해. 저리가

싹 : 어떡하지.. 벌써 뿌리를 내렸는데.. 운명처럼 바람이 날 여기로 데리고 왔어.


시간이 흘러 싹은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

하지만, 바위틈에서 어렵게 자리를 잡은 나무는 크게 자라지 못하였다.


바위 : 다른 곳에 뿌리를 내렸다면 넌 정말 훌륭한 나무가 되었을텐데...

나무 : 그런 말 하지마 바위야, 난 세상에서 이곳이 제일 좋으니까.

바위 : 뿌리를 좀 더 깊이 뻗어봐

나무 : 내 뿌리가 자라면 자랄수록 너의 몸이 부서지잖아


바위와 나무는 그렇게 수십 년을 함께 살았다.

나무뿌리가 파고든 바위틈에 고인 빗물이 겨울에 얼고 봄에 녹는 것이 반복되었고,

결국 바위는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바위 : 나무야, 나는 더이상 버틸 수가 없을 것 같다.

나무 : 바위야 안돼, 힘내

바위 : 괜찮아, 난 이곳에서 이미 수억 년을 살았어. 그리고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

난 너를 만나기 위해서 수억 년을 기다렸던 거야. 니가 오기 전에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어. 하지만 니가 오고 나서 난 기쁨이 무엇인지 알았어.

나무 : 나도 그랬어, 이곳에 살면서 한 번도 슬픈 적이 없었어.


그날 밤은 폭풍우가 몰아쳤다.

나무는 바위를 꼭 끌어안고 운명을 같이 했다.


이 세상은 혼자 살기에는 너무나 힘든 곳이다.

하지만 해변 절벽에 있는 바위같은 누군가와 함께라면,

그 사람이 손 내밀어 주고, 몸으로 막아 주고, 마음으로 사랑해주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당신의 마음에 누군가 작은 뿌리를 내린다면, 그를 위해서 날마다 쪼개지는 바위처럼 살아보길 바란다.